자동차 헤드램프 습기

자동차 헤드램프 습기, 비·세차 후 생겼다면 정상일까?

세차를 끝내고 주차장에 차를 세웠는데 오른쪽 헤드램프 안쪽이 뿌옇게 흐려져 있습니다.

겉면을 닦아봐도 그대로입니다.

반대쪽은 괜찮아 보이니 가장 먼저 “물이 들어간 건가?”라는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하지만 자동차 헤드램프 습기가 보인다는 사실만으로 램프 불량이나 누수를 바로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제조사도 세차나 우천 주행처럼 물기가 많은 환경에서는 램프 안팎의 온도 차이 때문에 렌즈 안쪽에 습기가 생길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그렇다면 어디까지는 지켜봐도 되고, 어느 순간부터 점검을 생각해야 할까요?

자동차 헤드램프 습기, 세차 직후라면 바로 고장으로 보지 않습니다

처음 봤을 때 헤드램프 안쪽이 얇은 안개처럼 흐려져 있는 정도라면 우선 결로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기아 공식 취급설명서에서도 세차 또는 우천 주행과 같이 물기가 있는 조건에서 램프 렌즈 안쪽에 습기가 발생할 수 있으며, 이는 램프 내부와 외부의 온도 차이에 따른 자연현상으로 기능상의 문제가 아닐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기아 공식 취급설명서의 램프 습기 안내

이때 중요한 건 습기가 생겼다는 사실보다 그 상태가 그대로 유지되는지, 사용하면서 달라지는지​입니다.

따라서 얇은 흐림만 보이는 상태라면 램프를 분해하거나 실링 작업부터 할 이유는 없습니다.

전조등을 사용했더니 흐림이 줄었다면 상황이 달라집니다

차를 평소처럼 운행하고 전조등을 사용한 뒤 다시 보니 처음보다 렌즈가 맑아졌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변화는 꽤 중요한 단서가 됩니다.

기아 공식 설명서에서도 램프 내부에 발생한 습기가 전조등을 켠 후 주행하면 제거될 수 있다고 안내합니다.

다만 몇 분 또는 몇 시간 안에 반드시 없어져야 한다는 식의 공통 시간 기준은 제시하지 않습니다.

램프 크기와 위치, 온도와 습도 등 환경에 따라 제거되는 정도가 달라질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인터넷에서 본 30분이면 정상, 하루 이상이면 불량 같은 숫자를 모든 차량에 적용할 필요는 없습니다.

처음보다 흐림이 확실하게 줄고 있다면 일시적인 결로 가능성을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안개가 아니라 굵은 물방울이라면?

같은 세차 후 상황이라도 렌즈 안쪽의 모습이 다르다면 판단도 조금 달라집니다.

얇게 뿌연 정도가 아니라 굵은 물방울이 여러 개 맺혀 있고 아래쪽으로 흐르는 모습까지 보인다고 해보겠습니다.

이 경우에도 물방울 하나만 보고 곧바로 누수를 확정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얇은 결로와 같은 수준으로 생각하고 계속 넘기기도 어렵습니다.

특히 차량을 사용한 뒤에도 물방울의 크기나 범위가 거의 줄지 않거나, 램프 바닥 부분에 실제로 물이 모여 보인다면 점검을 고려할 이유가 커집니다.

제조사 역시 램프 내부의 습기가 지속적으로 제거되지 않는 경우 서비스센터나 서비스협력사에 문의하도록 안내합니다.

즉 정상과 점검 필요 상태를 나누는 기준은 단순히 습기가 있느냐가 아니라 그 습기가 자연스럽게 줄어드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는가에 가깝습니다.

다음 세차에서도 오른쪽만 반복된다면

처음 한 번은 사라졌는데 다음 세차에서도 다시 오른쪽 헤드램프만 흐려졌다고 해보겠습니다.

이제는 한 번의 현상보다 반복되는 방향성이 더 중요해집니다.

양쪽이 비슷하게 흐려졌다가 사라지는 것과 한쪽에서만 계속 같은 현상이 반복되는 것은 같은 상황이라고 보기 어렵습니다.

특히 다음과 같은 변화가 같이 나타난다면 단순한 일시적 결로라고 단정하기보다 실제 램프 상태를 확인하는 편이 좋습니다.

한쪽에만 굵은 물방울이 반복되거나, 예전보다 흐려지는 범위가 커지거나, 물이 아래에 고이거나, 점등 상태까지 달라지는 경우입니다.

최근 사고수리나 헤드램프 교환 이력이 있다면 그 사실도 점검할 때 함께 알려주는 것이 좋습니다.

반대로 매번 잠깐 흐려졌다가 자연스럽게 사라지고 다른 이상도 없다면 현상 자체만으로 램프 교체를 서두를 필요는 없습니다.

일부 차량은 헤드램프 안에 흡습제도 사용합니다

헤드램프 안쪽에 습기가 보이면 외부에서 물이 들어왔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차량에 따라 내부의 흐려짐을 줄이기 위한 소모성 흡습제가 적용되기도 합니다.

기아 공식 설명서에서도 일부 차량의 전조등 내부에 흡습제가 적용돼 있으며, 습기로 인한 흐려짐이 장기간 유지되는 경우 점검받도록 안내합니다.

따라서 외부에서 헤드램프를 보는 것만으로

실링이 불량이다

환기구가 막혔다

램프를 교체해야 한다

처럼 원인을 먼저 확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증상이 지속된다면 어떤 원인인지 실제 램프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순서입니다.

특히 인터넷에서 본 방법대로 실리콘이나 테이프로 임의의 틈을 먼저 막는 것은 피하는 편이 좋습니다.

비 올 때는 괜찮은데 세차할 때만 생긴다면

조금 다른 상황도 있습니다.

비가 많이 온 날에는 괜찮은데 고압 세차를 하고 나면 유독 헤드램프가 흐려지는 경우입니다.

이때는 램프뿐 아니라 세차 방법도 함께 돌아볼 필요가 있습니다.

현대자동차의 공식 고압 세차 안내에서는 고압 세차 노즐과 차량 사이를 최소 30cm 이상 떨어뜨리고, 전조등 같은 조명 시스템에 노즐을 가까이 대지 않도록 안내합니다.

또 한 곳에 고압수를 집중해서 분사하지 말라고 설명합니다.

현대자동차 공식 고압 세차 주의사항

따라서 헤드램프에 붙은 벌레나 오염을 제거하려고 고압수 노즐을 아주 가까이 대고 오래 분사했다면 다음 세차에서는 충분한 거리를 두고 상태가 달라지는지 볼 수 있습니다.

이것만으로 램프 습기의 원인이 세차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니지만, 발생 조건을 구분하는 데는 도움이 됩니다.

그럼 어느 순간부터 정비소에서 확인하는 게 좋을까?

처음의 세차 후 상황으로 돌아가 보겠습니다.

오른쪽 헤드램프가 얇게 흐려졌지만 운행하면서 점점 사라졌다면 우선 일시적인 결로 가능성을 생각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굵은 물방울이 거의 그대로 남고, 다음 비나 세차에서도 같은 한쪽에서 반복되며, 아래쪽에 물까지 고이는 모습이 나타난다면 더 이상 원래 그럴 수 있다는 말만 믿고 넘기지 않는 편이 좋습니다.

점등 상태가 달라졌다면 더욱 그렇습니다.

이때는 운전자가 원인을 직접 특정하려 하기보다 반복되는 습기와 실제 램프 상태를 점검받는 것이 낫습니다.

간헐적으로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증상이라 정비소에서 설명하기 어렵다면 발생했을 때 사진 한두 장 정도만 남겨두면 도움이 됩니다.

증상을 정비소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필요하다면 자동차 이상 증상, 정비소에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에서 별도로 확인할 수 있습니다.

헤드램프 안쪽의 습기는 ‘있다/없다’만으로 정상과 고장을 나누는 현상이 아닙니다.

세차나 비가 온 뒤 잠깐 나타났다가 줄어드는 얇은 흐림과, 한쪽에서 반복되면서 굵은 물방울이나 물 고임으로 이어지는 상태는 다르게 봐야 합니다.

처음부터 고장이라고 겁낼 필요도 없지만, 계속 반복되는 현상까지 정상 결로라고 단정할 필요도 없습니다.

그 사이의 경계를 습기의 모양과 변화, 반복 여부​로 확인하는 것이 이 문제를 판단하는 가장 현실적인 방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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